“진실을 함께 찾아가는 것이 진정한 애도다”기자회견 후 1주기 시민추모대회 초청장 대통령실에 전달
10. 18(수) 오전 10시, 대통령집무실 앞
2023.10.18.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유가족들은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참여연대>
※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로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가족과 소중한 이들을 잃은 분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부상자들의 쾌유를 비롯해 참혹한 상황을 지켜봐야 했을 생존자들과 시민들의 회복을 기원합니다.
오늘(10/18)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참사 발생 1주기를 맞아 유가족들의 뜻을 전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유가족들은 참사 직후 10.29 이태원 참사의 책임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한 정부와 지자체, 경찰에 있다고 명확히 하고,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와 성역 없는 진상규명과 책임규명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죄송한 마음’을 표현했을 뿐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았고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을 비롯한 고위공직자 누구도 경질하거나 책임을 묻지 않았습니다. 국가기능이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참사임에도 1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진상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고, 진상규명 특별법은 여당의 외면 속에 아직까지 법사위에 계류되어 있습니다. 이에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들은 윤석열 대통령에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에 협력하고 수용할 것, 그리고 독립적인 특별조사위원회가 정상적으로 출범토록 보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기자회견 직후 유가족들은 이러한 뜻을 담아 윤석열 대통령께 1주기 시민추모대회 초청장을 전달했습니다.
▣ 기자회견 개요
•
제목 : “10.29 이태원 참사, 진실을 함께 찾아 가는 것이 진정한 애도다”
•
일시 : 2023년 10월 18일(수) 오전 10시
•
장소 :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
•
주최 :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
순서
•
사회. 김덕진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대외협력팀장
•
발언1. 이정민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이주영 님의 아버지)
•
발언2. 김호경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김의현 님의 어머니)
•
발언3. 이승훈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
•
기자회견문 낭독 : 임익철님(임종원 님 아버지), 박영수님(이남훈 님 어머니)
•
1주기 시민추모대회 초청장 전달
▣ 붙임자료. 기자회견문
진실을 함께 찾아가는 것이 진정한 애도입니다
열흘 뒤면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입니다. 159개의 우주가 사라지고 그 가족들의 삶이 무너진지 1년,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과 생존피해자들 그리고 이 참담한 참사를 목격한 모든 시민들의 상처는 더 깊어졌고 눈물은 마르지 못했습니다.
엄청난 인파를 예상했으면서도 아무런 예방 대책을 세우지 않았던 정부와 지방 정부로 인해 끝내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명백한 사실 앞에서도,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통감한 공직자는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국정운영의 한 축인 여당은 참사의 진실을 밝히자는 시민들의 요구를 불온한 주장으로 매도하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상처에 상처가 더해져 굳은 살이 박힐 만도 한데, 정부와 여당의 이러한 태도는 유가족들에게 더 깊고 아픈 상처가 되고 있습니다.
사회적 참사와 재난은 갑자기 일어난 사고도, 피해자가 운이 나빠 생긴 일도 아닙니다. 우리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문제가 그 원인을 제공하였습니다. 국제 인권 규범은 재난 참사 피해자들 누구나 마땅히 정의, 진실, 피해 회복에 대한 권리를 누려야 하고 국가는 이를 보장할 적극적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재난참사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고 그 진실을 알 권리, 혐오와 차별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기억하고 애도 할 권리, 추모사업과 공동체 회복에 참여할 권리, 정당한 배상과 보상 받을 권리 등은 피해자들의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보장 되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입니다. 이 기본적인 조건을 보장하는 것이 바로 정부와 사회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알고 싶을 뿐입니다. 왜 2022년 10월 29일 밤,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수천명의 시민들이 쓰러져 159명이 세상을 떠났고 수백, 수천 명이 부상과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으며 살아가게 되었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를 알고 싶을 뿐입니다.
우리는 지키고 싶을 뿐입니다. 사회적 참사를 반복해서 거치면서도 여전히 안일한 안전의식과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재난안전관리 시스템에 책임을 물어야 함에도, 마치 그 시간 그 곳에 있었던 사람들의 잘못인양 폄훼하고 왜곡하는 이들로부터 우리 가족들의 명예를 지키고 싶을 뿐입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오는 10월 29일(일) 개최되는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윤석열 대통령을 정중하게 초청합니다. 1년이 다 되도록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을 만나 눈물 한번 닦아 준 적 없지만, 유가족들이 간절히 바라는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 한 마디 한 적 없지만, 민주주의 직접 선거로 국민이 선출한 대한민국 20대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을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초대합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여 피해자들의 권리를 보장하며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온전하게 추모할 수 있도록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을 제정하여 진실을 함께 찾아가는 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진정한 애도입니다.
윤석열 대통령께 호소합니다. 정부가 준비 해야 마땅한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행사를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직접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가차원의 추모제를 주최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준비한 시민추모대회 자리에 오셔서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희생자들 영전에 국화 꽃 한송이 올려 주십시오.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을 신속하게 제정하여 유가족들의 바램을 이루어주고 가슴에 맺힌 한이 조금이라도 풀릴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 국회와 여당에 당부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면 하루 아침에 사랑하는 가족을 사회적 참사로 잃은 유가족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이태원 참사의 진실을 함께 찾아가는 길을 지금처럼 묵묵히 걸어갈 것입니다.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이라는 험난한 길도 이제 그 끝이 보이는 지점까지 왔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이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 되기를 희망합니다. 정부는 독립적 조사기구가 제대로 설립되고 그 운영과 활동에 부족함이 없도록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정부와 국회에 다시한번 호소합니다.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을 제정하여 진실을 함께 찾아가는 것이 진정한 애도입니다. 그 길에서 진보와 보수를 나눌 수 없고 여당과 야당이 따로 일 수 없습니다. 그동안 우리 유가족들의 손을 잡아 주셨던 시민들께도 마지막으로 호소합니다. 10월 29일 서울광장 분향소 앞을 가득 메워 주시면 분명 진실에 한 걸음 더 가까워 질 것입니다. 진실에 다가가는 행진, 진실을 품은 광장에서 만납시다.
2023. 10. 18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